
Learn
사실 물건을 사고싶은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던 거야
"고객은 각자의 과업(Job)을 가지고 있는데 과업은 단순히 고객이 기존에 하던 일이라기 보다, 고객이 완수하길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by Theodore Levitt
요즘 이케아 리디자인 프로젝트를 갈아엎을 생각을 하고 있다. 어제 자기 전에 퍼플렉시티랑 이것저것 대화를 나눈 영향으로 오늘 아침에 갑자기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사실 사용자는 제품을 사고싶은 게 아니라, 그저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소파 커버를 구매하고자 하는 최초의 욕구가 발생하는 순간은 '우리집 거실과 잘 어울리는 색상의 커버를 갖고싶다!' 고 생각한 순간이 아니라, '소파 커버가 다 헤졌네' 라고 인지하는 순간이라는 말이다.
프로젝트 때문에 진행했던 설문조사 중, "평소 집/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고민한 적이 있나요?" 라는 질문에 한 명을 제외한 응답자들이 모두 '예' 라고 답해주셨다. 후속 질문 "고민한다면 주로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에는 '인테리어 스타일/분위기에 대한 고민' 이 1위를 차지했었다. 2위는 '수납 부족/정리 어려움' 이고, 3위는 '공간 활용/가구 배치 어려움' 이었다.
이 결과를 얻은 다음 든 생각은 '역시 사람들은 인테리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였다. 그 현상 속에 숨은 진짜 의미를 알지 못한 채 말이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공간에 대한 문제를 발견한다. 소파 커버가 다 헤져버렸다거나, 형광등 불빛이 너무 밝게 느껴진다거나, 식탁 위에 과자 봉지들이 지저분하게 널브러져있는 걸 발견했을 때처럼 말이다. 이럴 때 우리는 자기 앞에 닥친 문제를 빨리 해치워버리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더러는 그대로 두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참고로 우리 부모님은 전자에 해당하는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종종걸음으로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다 결국 뿌듯한 얼굴로 결제를 마치고 왔다는 말을 들려준다.
내가 하고싶은 말은 사용자들이 인테리어 앱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라는 거다.
이 생각을 하는 건 어찌 아셨는지, 오늘 수업시간에 동일한 맥락의 말이 나왔다. "제품은 사는 게 아니라, 자기의 과업을 해결하기 위해 제품을 '고용'하는 것이다" 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다. 그러니까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할 땐 "이 사람이 해결하고자 하는 '과업'이 무엇인지를 파헤치는 느낌으로 질문해라"는 것이다. 이걸 프로젝트 전반에 대입해보면, 이케아 앱 디자인을 개선하고 싶다면 이 앱을 쓰는 사용자들이 해결하고 싶어하는 일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상의 집/생활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사용자들의 최초의 니즈이다. 이걸 찾았다면 그 다음엔 무얼 해야할까?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제일 먼저 사용자들은 기능적 해결에 집중할 것이다. 소파 커버가 헤졌다는 문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그 상황을 기능적으로 해결하려면 헤진 부분을 다른 천으로 덧대어 꿰매거나 새 제품을 사는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 이때, 새 제품을 사야겠다는 선택을 하게 된다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이케아 앱에 방문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그렇게 때문에 사용자들이 앱을 켰을 때 처음으로 마주해야 할 화면에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사용자들의 선택지를 제시해주고, 사용자들이 선택을 한 후에는 그들의 선택이 '옳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구매, 즉 문제 해결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제와 배송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제품이 문제가 발생했던 그 현장에 도착해서 제자리를 찾을 때, 새로 바뀐 그 자리를 보고 사용자들이 만족감 혹은 성취감과 같은 모종의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비로소 문제가 '해결되었다' 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플로우를 기반으로 이케아 앱의 디자인을 다시 고려해보려 한다. 기존에 진행했던 부분들(후기 페이지, 배송/결제 페이지)은 리디자인을 하고 난 후에도 '이걸 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기 때문이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덮어두고 흐린눈... 하고 넘어갔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나한테 좋을 게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이렇게 수정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Like
-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가고자 함
예전에는 피드백 받고 난 후에도 내 작업물을 꼴보기 싫어서 저쪽으로 치워두었을 테지만, 함께 캠프를 수강하는 분들이, 그것도 엄청 퀄리티 높은 작업물을 완성하신 분들이 계속해서 수정을 반복해나가시는 모습을 보고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캠프를 듣지 않고 혼자 해보려고 했다면 아마도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다. 팀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에 리디자인을 끝내고 싶은데...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해보는 데까지 해보려고 한다.
Lack
- 운동을 못함...
오늘 하루종일 밖에 나가질 않았다. 밖이 춥다는 이유.. 가 제일 컸지만 자꾸 앞서가는 동기분들을 보니 괜히 조바심이 나서 책상 앞을 떠나지 못한 탓도 있었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순간은 정녕 단 한 순간도 없단 말인가... 자꾸 위축되지 말고 비교를 동기 삼아서 나도 더 발전하자! 매일 30분 만이라도 나가서 달리고 오자.
Long for
- 2026년 상반기에 UXUI 디자이너로 취업한다.
- 독일 및 국내 HCI / 인지과학 대학원에 입학한다.
- 부트캠프에서 배운 내용 + 내가 스스로 공부한 내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든다. (노션 활용) -> 진행 중!
| [데벨챌, UXUI] '데이터 삽질 끝에 UX가 보였다' 3주차 - 감각이 아니라 근거로 말하는 디자이너 (0) | 2025.12.14 |
|---|---|
| [데벨챌, UXUI] '데이터 삽질 끝에 UX가 보였다' 2주차 - 회사의 목표에 따라 UXUI 도 달라질 수 있다 (4) | 2025.12.07 |
| [UXUI] 부트캠프 28일차 - UX 디자인을 돕는 툴들 (2) | 2025.12.02 |
| [UXUI] 부트캠프 27일차 - 사람과 사회, 사용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UX (0) | 2025.12.02 |
| [데벨챌, UXUI] '데이터 삽질 끝에 UX가 보였다' 1주차 - 데이터에는 답이 아닌 사용자에게 던지는 질문이 담겨 있다 (3) | 2025.11.30 |